[커버]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시대 뛰어넘기

3377TV정보人气:172시간:2024-05-14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손을 맞잡은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김산(변요한)의 대척점엔 강성민이 자리한다. “대한민국의 귀족”과 다름없는 그는 부와 권력을 물려받아 국회의원이 됐고 차기 지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려울 것 없어 보이는 그가 실은 자신을 신경 쓰이게 만드는 존재는 기필코 제거해야 성이 풀리는 불안과 잔혹성을 지녔다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다중인격 악역(<보이스> 시즌4)이나 단단함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선역(<라이프>) 등 복합적인 내면을 가진 캐릭터를 거쳐온 이규형만큼 강성민의 양면성을 표현할 적임자는 없었다. 신연식 감독 역시 강성민이 “복합적인 이미지를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라 이규형 배우를 캐스팅했는데 “너무 잘 연기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대 배경에 맞게 리얼함을 살리면서도 무게감을 잃지 않는” 작품이라고 이규형은 <삼식이 삼촌>에 대한 자신의 인상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 대본을 읽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 <삼식이 삼촌>에 관해 전해 듣던 중에 송강호 선배님이 참여하신다길래 일단 하겠다고 말했다. 그 뒤로 대본을 받아 읽었고 글로만 접해도 강성민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던데.

= 강성민은 대본에 헤어스타일까지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국회의원이니까 보통 슈트를 입고 다닐 것이고, 시대배경이 1950~60년대라 클래식한 포인트가 잘 어울릴 것 같아 분위기를 참고할 겸 옛날 영화들을 찾아봤다.

-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어울리는 음악을 함께 듣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음악이 주는 힘이 크다고 느낀다. 대본을 읽으면서 작품 혹은 특정 신과 어울린다고 느껴지는 음악을 듣는 편인데 이번에는 <대부>와 같은 묵직한 고전을 골라봄과 동시에 <대부>의 O.S.T도 즐겨 들었다. 강성민이 살인을 사주하는 등 뒤에서 음모를 꾸미는 상황이 펼쳐지기에 밀도감 있는 음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됐다. 그렇다고 무거운 음악만 들은 것은 아니고 반대로 빠른 비트의 음악도 들으면서 강성민이라는 인물의 분위기를 갖춰나갔다.

- 시대극에 출연할 땐 어떻게 접근하는 편인가. 따로 레퍼런스를 찾아보나.

= 이번 작품을 준비할 땐 <대한늬우스> 영상을 찾아봤는데, 보면서 ‘대사를 이런 말투로 이렇게 리얼하게 구사해선 안되겠구나’ 하고 깨달았다.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극 나름의 톤이 있는 것처럼 이것도 시대상이 명확한 작품이라 연기를 통해 고유의 색감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픽션의 서사를 펼치는 작품을 좋아한다. 시기 적으로 너무 먼 과거가 아니라 낯설지 않고, 또 <삼식이 삼촌>은 특유의 묵직함을 갖고 있어서그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재밌었다.

- 강성민은 자신의 야망을 향해 돌진하는 인물이지만 내면엔 불안정하고 연약한 모습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정치판에 뛰어들어 이토록 강하게 권력욕을 드러내게 됐는지 궁금했다.

=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과거의 경험이 강성민 으로 하여금금 정치계에 발을 들이는 계기로 작용한다. 강성민은 부족함 없이 자랐으며 부와 권력을 물려받은 상류층 자제다. 현재는 국회의원의 자리에 올랐고 차기 지도자 후보로 명명되고 있기 때문에 이 조건만 놓고 보면 강성민은 아쉬울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재적으론 열등감과 불안감이 있어 한번씩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겉으론 강해 보여도 순간순간 약한 면이 드러나는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있겠다. 그러나 오랜 시간 가깝게 지낸 삼식이 삼촌에게만큼은 자신의 속마음을 전부 드러내 보이곤 한다. 이러한 강성민의 전사가 작품 안에서 전부 그려지진 않는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지기 때문에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시청자들도 강성민을 이해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지점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 강성민의 첫인상은 귀족, 혹은 황태자에 가까워 보였다. 대본에 헤어스타일까지 묘사되어 있었던 만큼 외형 구현에도 신경을 썼을 것 같다.

= 과하진 않되 외적인 모습에서 각이 잘 잡혀 있으면 좋겠다고 여겼다. 그래야 무너지는 모습과의 대비가 더 극대화될 테니까. 강성민은 항상 스리피스 정장에 넥타이까지 갖춰 입고 나타난다. 의상은 화려하게 갖춰 입을 때도 있지만 대체로 블루톤의 의상을 입었다. 의상팀에서 신경을 써준 덕분에 강성민에게 몰입이 잘됐다.

- 신연식 감독과는 강성민이나 작품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감독님이 “강성민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을 것 같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강성민의 입장에서 답을 생각해 이야기했고 그런 식으로 감독님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결과적으로 강성민의 대사 곳곳에 나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었다. 실제로 창작 초연 연극을 할 때 이런 방식으로 연출자, 배우가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곤 한다. <삼식이 삼촌>을 촬영할 때 오랜만에 창작 초연 연극을 준비하는 기분이라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즐거웠다.

- 송강호 배우의 캐스팅 소식만 듣고 출연을 결심할 정도였으니 극 중 삼식이 삼촌과의 조우를 꽤기대했을 것 같다.

= 강성민과 삼식이 삼촌이 함께하는 신이 많긴 했다. 송강호 선배님은 마에스트로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경지에 올라 있는 느낌이랄까.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촬영 후며칠이 지난 뒤라도 (송강호 성대모사를 하며)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그 장면, 다시 찍자. 아니면 녹음이라도 다시 해보자”라면서 집요하게 접근하신다. 그런 면에서 많이 배웠다. 연기는 리액션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송강호 선배님이 내 연기를 잘 받아주셔서 함께 하는 신마다 수월하게 표현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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