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적어도 '오징어 게임' 시즌2 1화에선 이정재가 아닌 공유가 주인공이다.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1화의 제목은 '빵과 복권'이다. 게임에서 우승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기훈'(이정재)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그는 게임에 다시 참가하기 위해 '딱지맨'(공유)을 찾아 헤맨다.
'딱지맨'은 '오징어 게임'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그가 있어야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 1화의 절반은 기훈이 딱지맨을 찾는 지난한 여정을 보내는데 할애한다.
'빵과 복권'은 딱지맨이 탑골공원에 드나드는 빈자(貧者)에게 제시하는 달콤한 제안이다. 빵은 순간의 만족을, 복권은 영원의 안락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사람들의 선택이 희망에서 절망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딱지맨은 내재된 광기를 표출한다.
시즌1에서 짧게 등장했던 공유는 시즌2에서는 보다 긴 분량을 확보했다. 적어도, 1화는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정장을 입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게임에 초대하는 젠틀맨과 러시안룰렛 게임을 종용하며 상대를 몰아붙이는 사이코, 두 얼굴을 보여준다. 그 간극이 극과 극이라 묘한 쾌감을 준다.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악역을 연기한 적 없었던 배우였기에 후자의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왜 아무도 이 배우에게 악역을 제안하지 않았던 걸까. 영화 '도가니'(2011)를 통해 공유의 폭넓은 가능성을 확인했던 황동혁 감독이 13년이 흘러 또 하나의 매력적인 마스크를 부여한 셈이다.
공유는 최근 '트렁크' 종영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해 언급하며 "연기의 희열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번도 안 해본 캐릭터이고, 다른 인물과 큰 관계없이 내가 그리는 대로 그려지는 캐릭터였다. 독자적으로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