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얼빈’ 박훈 “첫 러브콜 짜릿...사명감에 치열하게 준비했죠”

3377TV정보人气:983시간:2024-12-27

“일본군 역할 위해 삭발에 두피 문신”
“현빈의 남자? 서로 후회 없이 찍었다”
“‘하얼빈’ 시와 같은 영화, 상징적 의미 담겨”

박훈이 ‘하얼빈’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사진|CJ ENM배우 박훈(43)이 새로운 얼굴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뽐냈다.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4일 개봉 후 빠르게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 중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를 연기한 박훈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박훈은 “벌써 100만 관객이라니 크리스마스 선물 같다. 영화 ‘서울의 봄’ 때도 관객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는데, ‘하얼빈’도 시작하자 찾아줘서 참여한 배우로 감개무량하다. 작품이 좋으면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 지인들에게 전화도 많이 받았다”며 ‘하얼빈’ 개봉과 100만 관객 돌파에 기쁜 마음을 전했다.

박훈은 ‘하얼빈’ 합류 과정을 묻자 영화 ‘남산의 부장’에서 연을 맺은 우민호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서울의 봄’을 촬영하고 있을 때 우민호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줬다. ‘남산의 부장’ 때 연이있지만 그동안 개인적으로 연락을 한 적은 없었다. ‘하얼빈’을 준비하고 있는데, 모리 역으로 생각이 났다고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 배우로서 이런 러브콜은 처음이었다. 굉장히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중근 장군 이야기란 말에 대본을 빨리 보고 싶었고 하고 싶었다. 제가 역사물을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쓸모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를 보며 지금을 돌아보고 내일로 나아가는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하고 싶었고 ‘하얼빈’의 어떤 조각이든 담당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훈이 ‘하얼빈’에서 연기한 일본군 모리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CJ ENM박훈은 일본군을 변신하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 두피 문신에 삭발로 외형적인 변화를 줬고,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는 “‘남산의 부장’ 때 감독님을 만났지만, 이번에 더 존경하게 됐다. 작품의 부담감과 무게감에 감독님도 배우들도 어떤 장면이든 허투루 찍고 싶어하지 않았다. 감독님도 촬영하다보면 감정이 격해져서 눈물을 자주 보였다”며 “감독님이 모리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걸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씀을 주는데 그 말을 들은 이상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외형과 언어적으로 재료들을 만들었고, 이 작품의 상징적인 의미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리는 제국주의에 심취한 상징적인 인물로 봤다. 오락영화 속 빌런이 악당 짓을 해서 힘을 보여주고 주인공에게 역경을 준다면 모리는 그 반대다. 시작하자마자 안중근에게 잡히고, 안중근의 원칙에 의해 풀려나면서 안중근에게 집착하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제국주의의 머리라면, 모리는 대륙을 향한 집착을 행동으로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삭발에 대해 “감독님이 먼저 삭발을 제안해줬다. 어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외적인 이미지로 이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해 저 역시 동의했다. 두피 문신으로 라인을 변화시켜서 나도 모르는 내 얼굴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일본어 연기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개봉할 테니까 어색함이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얼빈’에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도 나오니까 한국 배우로서 더욱 허투루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더라. 그런 사명감이 있어서 네이티브처럼은 못해도 근사치에 가겠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준비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람마다 숨 쉬는 타이밍이 다른데 제 일본어 선생님이 연기도 하는 친구라 제 한국어 대사를 알려줘서 먼저 연습하고 체화시켜서 그 친구가 일본어 대사로 그걸 다시 알려줬다. 시간은 두 배로 걸렸지만, 말이 아니라 연기를 해야 하니까 그렇게 했다. 덕분에 그 친구도 한국말 연기가 많이 늘었다. 이 작품에 합류한 순간부터 후시 녹음까지 제 그림자처럼 늘 옆에서 함께했다. 이 작품을 하는 내내 저의 동지가 되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일본어 연기 선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훈이 현빈과 세번째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CJ ENM그는 이 작품의 모든 배우가 사명감을 느꼈고 그 진심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중근 기념관에서 이 작품이 시작됐다. 그곳에서 출사표를 던지면서 사명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희희낙락 못하겠더라. 평소 촬영할 때 외에는 릴렉스하려고 하는데 늘 전운이 돌았던 것 같다. 그 무게감에서 해방감 된 적 없다. 독립군들은 어떤 마음이었겠나”며 “이 작품의 모든 배우가 무게감을 느꼈다. 몸의 힘듦보다는 이 작품의 무게감이 힘들었다. 관객들에게 이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압박감과 무게감이 있었다. 그래서 ‘하얼빈’에서 나의 역할 무엇인지 고민하고 모자람 없게 하려고 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박훈은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과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영화 ‘공조2’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특히 세 작품 모두 박훈이 현빈을 쫓는 캐릭터라 주목 받았다.

이에 ‘현빈의 남자’라는 호칭을 얻은 박훈은 “현빈의 남자라니 감사하다”고 너스레를 떤 뒤 “정말 우연히 그렇게 됐다. ‘공조’ 때도 감독님이 저희 드라마를 못 봐서 캐스팅됐고, 우민호 감독님도 저희가 함께한 작품을 못 봤다고 하더라. 이번에도 쫓는 역할이었는데 작품에 캐스팅되고 현빈에게 바로 전화했다. 이 작품의 무게와 롤로 봐도 그렇고 어쩌면 둘이 하는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으니까 후회 없이 하자고 했고, 현빈도 안중근 장군의 무게감을 느꼈고 서로 후회 없이 하자고 하더라. 두 사람에게 좋은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빈은 늘 작업하면서 느끼지만 겸손한 사람이다. 내가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압박감과 책임감을 느꼈는데 현빈이 아니었다면 누가 그걸 버틸 수 있었겠나. 이 드라마 중심에서 잘 버텨줬고, 동지들의 힘을 얻어 한발 한발 걸어가는 안중근의 모습을 잘 표현해준 것 같아서 좋았다. 이번 작품으로 배우로서 그의 다음 챕터가 열린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또 ‘하얼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어떤 작품이든 새로운 배우들과 만나 작업하는 게 설렌다. 그리고 내가 가지지 못한 걸 찾고 배우고 싶다. 이번에 ‘하얼빈’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배우들을 많이 만나 좋았다. 해외에서 촬영하면서 동지애도 많이 생겼다. 박정민도 진짜 팬이었는데 그 자유로움이 부럽고 존경한다. 조우진의 집중력을 훔치고 싶었고 전여빈의 단담함을 나도 가지고 싶더라. 이동욱의 변신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고 나도 배우고 싶다. 뒤에서 받쳐준 유재명의 안정감까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애정을 보였다.

박훈은 ‘하얼빈’이 시와 같은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극장에서 즐겨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작품은 시와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안중근이 조선의 혼이라면, 이창섭은 투쟁, 우덕신은 신의 등을 대변한다고 봤다”며 “이전에도 해외 촬영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그 풍광 자체가 의미가 된다고 생각했다. 안중근이 강을 건너는 그 장면도 CG가 아니라 실제로 찍은 것이다. 목적지를 향해 금이 간 강을 건너는 안중근이 모습이 외로운 풍경에 고스란히 보이는데, 고독감을 이겨내고 독립운동을 향해 나아가는 독립군의 모습을 그 풍광 자체가 상직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얼빈’은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영화다. 어떤 작품의 호불호가 나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가한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을 수 없다. 다만 이 영화는 휴대전화로 보는 것보다 극장에서 봐야 그 감정이 더 깊이 잘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이 영화의 본질을, 매력을 봐달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의 봄’으로 연초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아시아 필름 어워즈에서 상도 받고, 1년 내내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어요. 배우로서 행복한 한 해였죠. 인생에 오르막 내리막이 있듯이 내년은 또 어떤 한 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제 작업을 묵묵히 해나가야죠. ‘서울의 봄’도 그렇고 ‘하얼빈’까지, 배우로서 말도 안되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흥행은 언제나 예상할 수 없고,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이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의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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