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의 빈소. 공동취재단 27일, 배우 이선균(1975~2023)이 세상을 떠난지 1주기가 됐다.
이선균은 지난해 12월27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마약 스캔들이 불거진 지 두 달 만이자 경찰 조사를 세 번 받은 후였다.
그는 2022년 유흥업소 여성 실장 A(29)씨의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피우거나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다. A씨 등 2명에게 협박을 받아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간이 시약 및 신체 정밀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선균은 조사 받는 동안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망 전날에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세 번째 조사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영화인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수사 기관 등에 “가혹한 인격 살인이다.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와 봉준호 감독, 장항준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는 지난 1월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도 발표했다. 여전히 영화인들은 안타까워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A씨 등 2명에 대한 조사는 이어졌다. 지난 19일 인천지방법원 형사4단독은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 전직 영화배우 B씨에게는 징역 4년2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는 각각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이선균은 1999년 비쥬 ‘괜찮아’ 뮤직비디오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하얀거탑’(2007), ‘파스타’(2010) 등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로도 크게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라 영화 ‘기생충’(2019)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올해 공개된 영화 ‘킬링 로맨스’, ‘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행복의 나라’에서도 활약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