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가 현지시간 14일부터 시작된다. 2024년 5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는 미국의 영화제작자이자 배우인 그레타 거윅이 본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장을 맡아 진행된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우리나라에서 3편의 영화만 초청을 받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2'가, 클래식 섹션에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가, 라 시네프 섹션에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가 주인공이다.
올해 봉준호 감독의 작품 '미키 17'이 칸 경쟁부문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개봉을 내년으로 미루며 국제영화제에서의 한국 영화의 선전의 소식은 들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김태곤 감독의 '탈출', 황혜인 감독의 '홀', 서정미 감독의 '이 씨 가문의 형제들',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 유재선 감독의 '잠', 김창훈 감독의 '화란' 등 많은 영화들이 칸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K-콘텐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가 초청받는 건 이제 크게 요란스럽지 않은 소식이 되었다. 세계적으로도 K콘텐츠는 인정을 받는 수준이니까. 그런데 '시네필의 축제'라 불리는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이 이렇게 적다는 건 어쩐지 실망스럽다. 섣부른 실망일지 모르겠지만 한국영화의 미래가 불안하기까지 하다.
지난해 연말부터 천만 영화들이 줄이어 나오고 있지만 그 영화들 말고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가 너무 힘들다. 팬데믹이 끝났지만 극장가는 여전히 어렵다고 하고 자발적인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잘 되는 영화가 매 달 있는 것이 아니니 어쩌면 빈곤의 악순환에 어쩌다 한번 볕 들어오는 수준 일 것.
한국영화 5개 단체에서는 지난 25일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며 비정상적인 영화관 입장료 배분, 스크린 독과점, 정부의 예산삭감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제작되는 영화의 편수도 줄어들고 있고, 준비 중이라고 했으나 제작이 엎어졌다고 들리는 작품도 부지기수다. 영화감독들은 시리즈를 제작하러 나서고 시리즈 시장은 경제논리에 의해 방송사가 아닌 OTT로만 집중이 되고 있다. OTT에서도 영화감독들은 드라마 PD들과의 경쟁도 해야 한다. 연기하고 싶지만 작품이 없다는 배우도 늘어나고,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떤 투자자가 영화에 투자하겠냐는 감독들도 늘어난다.
칸 영화제에 3편의 영화가 초청됐을 뿐인데 너무 부정적인 상황을 생각한 걸까? 천만 관객이 들지 않아도 너무나 좋은 영화가 많은데 우리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더 나아가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편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는 '베테랑'(2015)의 후속 작품으로 황정민, 정해인,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 등이 출연한다. 더욱 노련해진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와 베테랑 강력범죄수사대에 닥친 새로운 위기를 그리는 작품으로 오늘 20일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정해인이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裏�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