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극장 2024: 탄생과 죽음의 이중주'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27일(금)부터 내년 1월 23일(목)까지 '오래된 극장 2024: 탄생과 죽음의 이중주'를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중화권 무협 문학을 개척한 ‘신필(神筆)’ 진융(김용)의 탄생을 기념하고 세기의 배우 알랭 들롱의 타계를 추모한다. 먼저 진융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진융 무협의 대표작을 영화화한 10편을 통해 웅대한 무협 세계를 탐험하고,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알랭 들롱을 기리며 기념비적인 11편을 상영한다. 이번 기획전은 한해가 저물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는 연말연시에 인생의 의미를 성찰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저장성 출신의 진융(金庸)은 홍콩으로 이주해 ‘신만보(新晩報)’의 부편집장을 역임한다. 이때 신만보 편집장의 제안으로 첫 무협 소설 『서검은구록』(1955)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한다. 이후 『사조영웅전』(1957) 『신조협려』(1959) 『의천도룡기』(1961)로 이어지는 ‘사조삼부곡’ 시리즈를 통해 무협 세계관을 정립한다. 이후에도 『천룡팔부』(1963) 『협객행』(1966) 『소오강호』(1967) 등 다수의 작품을 연이어 성공시킨다. 1969년부터 4년간 연재한 『녹정기』(1972)를 마무리하며 ‘신필(神筆)’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장철 감독의 ‘사조영웅전 삼부작(사조영웅전, 속집, 제삼집)’과 ‘사조삼부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비밀결사 홍화회 영웅들의 활약상을 다룬 진융의 첫 무협 소설을 영화화한 초원 감독의 ‘서검은구록’(1981)과 교활하고 재치 넘치는 반(反)영웅적 주인공 위소보의 모험을 그린 진융의 마지막 작품 ‘녹정기’(1983) 등 진융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10편을 상영한다.
프랑스의 전설적 미남배우 알랭 들롱은 이브 알레그레 감독의 <여자가 다가올 때>(1957)로 데뷔한다. 수려한 외모로 로맨스 영화를 통해 입지를 다지던 그는 <태양은 가득히>(1960)를 통해 세계적인 청춘 스타로 자리 잡는다. 이후 장-피에르 멜빌의 <암흑가의 세 사람>(1970) 등 프렌치 누아르의 상징적 작품들에서 고독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확립한다.
‘오래된 극장 2024’에서는 알랭 들롱을 추모하며 그의 대표작들을 상영한다. 배신과 복수가 얽힌 혼란 속의 인물을 연기한 그의 장편 데뷔작 ‘여자가 다가올 때’(1957), 친구의 신분을 빼앗아 파국에 이르는 청년 톰 리플리를 연기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은 ‘태양은 가득히’(1960), 현대적 건축물의 차가운 풍경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소외감을 그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일식’(1962), 쇠락해 가는 귀족들의 삶을 우아하게 묘사하며 제1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루키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1963), 그의 감독 데뷔작으로 자신의 영화 철학과 누아르적 감각이 녹아 있는 ‘경찰의 은신처’(1981) 등 11편을 상영한다.
‘오래된 극장 2024: 탄생과 죽음의 이중주’는 2024년 12월 27일(금)부터 2024년 1월 23일(목)까지 (매주 월요일 상영없음.) 계속되며,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1월 4일(토) 16시 30분 ‘사조영웅전 제삼집’ 상영 후 시네마테크 강내영 프로그래머의 특별 강연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김은정, 김필남 영화평론가, 박소영 부경대학교 강사, 전은정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영화해설도 진행된다.
[사진=부산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