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I 디즈니플러스“사랑과 존경의 의미로 다들 그렇게 불러요. ‘삼식이 삼촌’, 제 별명이요.”
좀 느려도 괜찮다, 기다린 만큼 보상 받았을 수 있으니. 송강호의 데뷔 35년 만 ‘드라마 데뷔작’, 이것 만으로 볼 이유는 충분, 어느 새 납득 당한다. 초반부 다소 쉽지 않은 장벽을 넘으니, 본격적인 신세계가 펼쳐진다. 묵직한듯 날렵하고, 빈틈 없이 촘촘한, 갈수록 매혹적인 ‘삼식이 삼촌’(감독 신연식)이다.
지난 15일 첫 공개된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은 시대극이다. 총 16부작.
‘국민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시리즈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그 진가가 본격적으로 빛날 전망이다. 영화 ‘쉬리’, ‘복수는 나의 것’, ‘살인의 추억’, ‘괴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변호인’ 등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 그를 안방에서 마음껏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반가운데 이야기 전개 또한 심상치 않다.
이야기의 시발점은 김산 변요한이요, 사실상 끌고 가는 건 삼식이 삼촌 송강호다. 김산은 정치권 인사가 모인 자리에서 인상 깊은 연설을 펼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지만 삼식이 삼촌이가로 막는다. 한 발 떨어져 모든 걸 조종하고 또 계획하는 삼식이 삼촌은 마치 ‘카지노’의 최민식을 연상시킨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먹고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길을 개척해 왔다. 현재는 정치인부터 기업 총수, 미군까지 이들이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브로커. 친근한 동네 아저씨 같은 겉모습과 달리 나라 전체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사진 I 디즈니플러스그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 자신과 같은 미래를 꿈꾸는 앨리트 김산을 포섭하고자 쌀과 과자, 굴비 등 각종 물량 공세로 접근한다. 김산의 친구이자 번번이 진급에 실패하는 육군 대위 정한민(서현우)의 욕망을 이용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타고난 전략가의 모습을 보인다. 그가 꿈꾸는 계획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혼란한 사회에 좌절하던 김산은 삼식이 삼촌의 치밀한 회유 작전에 못 이겨 결국 정치에 발을 내딛게 되고, 삼식이 삼촌의 원대한 계획 아래 어떤 야망을 펼치게 될지 흥미롭다.
긴 호흡의 시작은 차분하고도 여유롭고, 차근차근 쌓여가는 서사의 힘은 묵직하다. 경쾌하거나 위트 섞인 구간은 딱히 없다. 초반부 진입장벽은 높은 게 사실이지만,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 덕에 몰임감이 살아있다. 쌓아온 빌드업은 점점 속도감이 붙는다. 협력하고 또 배신하며 얽히게 설키는 인물들 간 드라마가 킬링 포인트.
특히 송강호는 친근한 얼굴 뒤 냉철한 야망가의 얼굴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긴 호흡을 자신 만의 바이브로 노련하게 끌고 간다. 그간의 장기를 총동원 해 납득시킨다. 작품의 치명적 허들도 가뿐히 상쇄시킨다. 박찬욱 감독의 “송강호 연기의 절정이자 종합”이라는 극찬에 절로 공감된다.
한편, ‘삼식이 삼촌’은 공개 다음 날인 16일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아시아 3개국 톱10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공개 이후 현재까지 TV쇼 부문 및 전체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과 시청자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가운데 추후 휘몰아칠 전개에 점점 더 기대가 쏠리고 있다.
1화부터 5화가 이미 공개됐고, 오늘(22일) 6,7화가 공개된다. 매주 2화씩 공개돼 오는 6월 19일 마지막 3부(14, 15, 16화)를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