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액 6718억원, 관객수 6743만명 전년대비 '소폭 상승'
'파묘' '범죄도시4' 천만 영화 등극...중박, 신인 감독 약진 돋보여
故 김수미, 송재림 사망...정우성 '혼외자 스캔들'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2024년이 끝을 향해가고 있다. 과연 올 한 해 한국 영화계는 어땠을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일 기준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는 총 608편이다.
전체 매출액은 6718억 원으로 지난해 5984억 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9000억 원대였던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는 회복되지 못했다.
전체 관객수 역시 6943만 명으로 지난해 6075만 명보다 늘었다. 다만 마찬가지로 팬데믹 이전 1억 명 이상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기대작? '대박' 혹은 '쪽박'
올해는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지난 2월 개봉한 '파묘'와 4월 개봉한 '범죄도시4'가 그 주인공.
'파묘'는 '검은 사제들'로 한국 오컬트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장재현 감독이 선보인 신작이다. 장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명실공히 '오컬트 대가' 자리를 다졌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등의 열연까지 더해지며 1191만 관객을 모았다. 한국 영화 역대 흥행 순위 14위에 올랐다. 영화 속 대사, 장면 등이 각종 밈으로 재탄생하며 영향력을 과시,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제60회 백상예술대상(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 영화 감독상, 영화 예술상·음향, 영화 남자신인연기상), 45회 청룡영화상(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조명상, 미술상) 등 트로피를 휩쓸며 올해 최고의 영화가 됐다.
국내 대표 액션시리즈물 '범죄도시'의 4번째 이야기 역시 많은 호응을 얻었다.
11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범죄도시2'(1269만 명) '범죄도시3'(1068만 명)에 이어 4편까지 국내 시리즈 영화 최초의 '트리플 천만' 기록까지 세웠다.
그 외 '베테랑2'가 750만, '파일럿' 470만, '소방관' 293만, '탈주' 256만 등이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대규모 제작비와 스타 감독, 배우들이 모인 작품임에도 그야말로 '쪽박'을 찬 영화가 적지 않았다.
특히 SF 장르는 부진의 연속이었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 인 2부'는 전작 스코어 154만 명보다 적은 143만 명으로 명예 회복에 실패했다.
김태용 감독의 감성 SF '원더랜드' 역시 탕웨이, 수지, 박보검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혹평 속에 62만 명으로 물러났다.
또한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 손석구 주연의 '댓글부대', 고(故) 이선균 유작 두 편 '행복의 나라'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 전도연 주연의 '리볼버', 송강호 주연 '1승' 등 스타 배우들의 이름값에 기대를 모았던 영화들은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봤다.
작품성 갖춘 중간급...신인 감독 약진 돋보여
대박은 아니지만 적당한 규모로 적절한 흥행을 터뜨린 '중박' 영화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신인 감독들의 역량이 돋보인 한 해였다.
'핸섬가이즈' 남동협 감독, '그녀가 죽었다' 김세휘 감독, '드라이브' 박동희 감독 등이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을 과시했다. 7만 명의 '드라이브'를 제외하고 177만 '핸섬가이즈', 123만 '그녀가 죽었다'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이전보다 확실히 극장가 흥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영화계에서는 중간 규모는 물론, 오리지널 콘텐츠보다는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한 리메이크작에 힘을 쏟았다.
동명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청설', 콜롬비아 영화 원작의 '히든페이스'가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특히 '히든페이스'는 최근 5년간 개봉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한국 영화 중 첫 100만 돌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소설 원작의 '대도시의 사랑법' '보통의 가족'(원작 '더 디너')도 대박을 터뜨리진 못했으나 호평을 얻는 데는 성공했다.
그리운 국민 엄마...'충격 스캔들' 정우성
흥행작 자체가 많지 않았기에 특별히 존재감이 두드러진 영화인도 많지 않았다. '파묘' 4인방과 '범죄도시' 마동석 정도가 화제를 모았지만, 참신한 발굴은 아니었다.
반면 안 좋은 일은 끊이지 않았다. '마파도' '맨발의 기봉이' 등 다수 영화에서 '국민 엄마'로서 열연했던 배우 고(故) 김수미가 지난 10월 세상을 떠났다. 이어 배우 고 송재림이 지난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고 박지아 역시 뇌경색으로 투병 중 별세했다.
공교롭게도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작들이 내년 1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김수미는 신현준과 함께 한 코미디 영화 '귀신경찰', 송재림은 '폭락'을 통해 관객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가장 쇼킹한 사건을 터뜨린 인물로는 배우 정우성을 꼽을 수 있겠다.
지난 11월 모델 문가비가 출산 소식을 알렸는데, 아이의 친부가 정우성인 것으로 밝혀진 것. 이후 정우성은 결혼은 하지 않지만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비연예인 여자친구와의 사생활 사진 유출로 곤혹을 치렀다. 또한 그가 비연예인 여성들에게 SNS로 추파를 던졌으며,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문가비와 관계를 가졌다는 등 각종 의혹이 터지면서 이미지가 실추됐다.
논란 이후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에 참석한 그는 '서울의 봄'이 최다관객상을 수상하자 마이크를 잡고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그리고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정우성은 내년 공개되는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출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하얼빈'에도 특별출연으로 참여했다.
사진=쇼박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CJ ENM, NEW, MHN스포츠 DB